공항 자동입국 시스템

행동 기반 인증 vs 생체정보 인증: 자동입국 기술의 다음 세대는?

Wasa_Bee 2025. 7. 24. 00:50

공항의 자동입국 시스템은 매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권을 스캔하고 얼굴 사진을 대조하는 수준이 자동입국의 전부였다.
하지만 현재는 지문, 홍채, 얼굴 윤곽 등 생체정보를 인식하고,
AI 알고리즘이 사용자의 신원을 판별하는 기술이 보편화되었다.
그러나 생체정보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이 기술이 갖는 한계와 리스크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자동입국 기술의 다음 세대는

예를 들어, 생체정보는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특징 때문에
한 번 유출되면 되돌릴 수 없는 심각한 보안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고령자나 장애인처럼 생체특성이 일관되지 않은 사용자에게는
오탐지 확률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고, 보안성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행동 기반 인증(Behavioral Biometrics)’이다.

행동 기반 인증은 사용자의 고유한 동작, 반응, 시선, 머리 움직임, 표정 변화 등
‘행동 패턴’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분석하여,
그 사람이 진짜 본인인지 판단하는 방식이다.
즉, “누구냐?”를 넘어서 “어떻게 행동하느냐?”를 기준으로 인증하는 기술이다.

이 글에서는 기존 생체정보 인증과 최신 행동 기반 인증 기술의 차이점,
각 기술의 강점과 약점, 자동입국 시스템에서의 적용 사례,
그리고 향후 어떤 기술이 주도하게 될지를 비교 분석해본다.

 

생체정보 인증: 정적인 데이터 기반의 고속 식별 기술

생체정보 인증(Biometric Authentication)은
자동입국 시스템의 핵심 기술로 오랫동안 활용되어 왔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얼굴 인식(Facial Recognition), 지문 인식(Fingerprint),
홍채 인식(Iris Recognition) 등이다.
이들 기술은 사람마다 고유하게 갖는 신체적 특성을 기반으로 하며,
한 번 등록된 생체정보를 바탕으로 공항 시스템은 매우 빠르게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생체인식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처리 속도와 높은 정확도다.
수많은 입국자가 몰리는 시간에도 자동입국 게이트는
지문 하나, 얼굴 한 장으로 단 몇 초 만에 본인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또한 위조 가능성이 낮고, 실제 이용자의 등록 정보를 보관함으로써
여권 위조, 대리 입국 등 불법 행위 차단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생체정보 인증에는 분명한 한계도 존재한다.
첫째, 정보 유출 시 복구가 불가능하다.
비밀번호는 변경할 수 있지만, 얼굴이나 지문은 바꿀 수 없다.
따라서 생체정보가 해킹되면 사용자의 평생 보안이 위협받을 수 있다.

둘째, 일부 사용자에 대한 인식률 저하 문제가 있다.
고령자, 아동, 지문이 마모된 노동자, 얼굴이 바뀐 성형 수술 환자,
심지어 화장이나 마스크 착용만으로도 오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셋째, 정적인 정보만으로는 ‘진짜 사람인지’ 확인할 수 없다.
딥페이크 기술이 발달하면서, 고해상도 얼굴 영상이나 3D 마스크로도
생체정보 시스템을 속일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보완 기술이 필요해졌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보다 유연하고 복잡한 인증 방식인
행동 기반 인증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행동 기반 인증: 실시간 반응 분석을 통한 차세대 기술

행동 기반 인증(Behavioral Biometrics)은
사용자의 ‘행동’ 자체를 고유 정보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눈동자 움직임, 머리의 회전, 눈 깜빡임 주기, 타이핑 속도,
화면 응답 반응 시간, 걸음걸이, 표정의 자연스러움 등이 주요 인증 요소로 사용된다.

이 기술은 단순히 생체를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이 현재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둔다.
예를 들어 자동입국 게이트가
“화면을 바라보세요”,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세요”, “미소를 지어주세요”라는 지시를 내리고,
그 반응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행동 패턴인지,
또는 기계적 조작이나 영상 위조인지 구별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행동 기반 인증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1. 실시간성: 매 순간 다른 행동을 기반으로 하므로 위조가 어렵고, 즉각적인 판단이 가능하다.
  2. 복제 불가능성: 생체정보는 복제 가능성이 있으나, 사람의 행동 패턴은 복제가 거의 불가능하다.
  3. 위조 방지에 특화: 딥페이크 영상, 3D 마스크, 고정 이미지 등은 행동 반응을 재현할 수 없기 때문에 위조 시도 차단에 효과적이다.

단점도 존재한다.
행동은 사람의 기분, 건강 상태, 피로도, 나이 등에 따라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도나 일관성이 생체정보에 비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AI 알고리즘이 다양한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하므로
처리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릴 수 있으며,
복잡한 계산 구조로 인해 시스템 비용도 더 높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동 기반 인증은 생체정보 인증의 결정적인 보안 허점을
보완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두 기술의 통합 적용: 실제 자동입국 시스템은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전 세계 주요 공항들은 이미
생체정보 인증과 행동 기반 인증을 병행 적용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진화시키고 있다.
이는 각 기술의 장단점을 조합하여
보안성과 사용자 경험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자동입국 시스템은
얼굴 인식 기술로 기본 신원 인증을 수행하면서,
눈동자 움직임과 반응 속도를 측정해 ‘살아 있는 본인’인지 검증한다.
즉, 얼굴이라는 생체정보로 1차 식별을 한 뒤,
행동 패턴을 통해 2차로 진위를 확인하는 구조다.

일본의 나리타공항
생체정보에 기반한 인증 외에도
심박수와 얼굴 미세 표정 반응을 분석하여
긴장, 거짓말 가능성, 고의 위조 여부 등을 AI가 감지하는 시스템을 시범 운영 중이다.
이는 생체와 행동을 결합한 ‘복합 생체 인증 기술’로서
정확도와 보안 수준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모델이다.

이처럼 자동입국 시스템의 트렌드는
정적인 생체정보 인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공감대 속에,
행동 인식 기술을 보완요소로 결합하고 있다.

특히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공항 보안 자동화의 핵심 요소로
행동 기반 인증 기술을 포함시키는 가이드라인을 일부 권고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 표준화 논의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향후에는 두 기술이 하나의 통합 플랫폼으로 작동하며,
사용자의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인증 방식이 자동으로 선택되는
‘적응형 보안 인증 시스템(Adaptive Security)’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세대를 이끌 기술은 무엇인가?

생체정보 인증과 행동 기반 인증은
각각 강력한 장점과 명확한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둘 중 어떤 기술이 자동입국 시스템의 미래를 주도할지는
단순한 기술력뿐 아니라 사회적 수용성, 법적 규제, 사용자 경험
복합 요소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생체정보 인증이 여전히 주류이지만,
지속적인 해킹 사례와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정적인 생체 데이터에 대한 불신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행동 기반 인증은
비정형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사람을 식별하는 대안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행동 기반 인증은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고,
국제적 표준이나 법적 기준이 부족한 상태다.
이 기술이 ‘다음 세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① 행동 데이터의 정의와 수집 범위 명확화,
② 프라이버시 보호 기준 확립,
③ 사용자 접근성 보장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결국 자동입국 시스템은
‘하나의 기술’이 아닌 복합 기술 체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으며,
향후에는 AI가 사용자 특성에 따라 가장 적절한 인증 방식을 선택하고 결합하는 구조가 될 것이다.
즉, 생체정보 인증이 기초 데이터로,
행동 기반 인증이 실시간 검증 수단으로 작동하는 이중 구조의 보안 시스템
자동입국 시스템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 선택은 기술의 성능뿐 아니라
그 기술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